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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들은 블록체인과 관련 있다고 하면 그냥, 탈중앙화 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보기엔 가장 정교하게 세팅된 온체인 착취 지대에 가까울 수 있음. 겉으로는 자유, permissionless, trustless를 외침. 근데 실제 굴러가는 방식은 그 어디보다 착취적일 수 있다는거임.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초기에 규칙 정한 소수가 부를 독점하고, 뒤늦게 들어온 다수는 그들의 퇴로를 사주는 구조로 토크노믹스가 설정되어 있으니까 말임. 블록체인이라고.. 그저 탈중앙 시스템을 따왔다고 장땡이 아니라는거임. 블록체인 시스템도 얼마든지 무지막지하게 착취적으로 설계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름. 본질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에 있음. 2/ 국가의 흥망과 토큰의 흥망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아세모글루와 로빈슨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말했듯, 시스템의 흥망을 가르는 건 지리도 문화도 아닌 제도임. 사회가 착취적 제도를 채택했냐.. 포용적 제도를 채택했냐.. 가 국가의 장기적 흥망성쇠를 결정한다는 건데.. 착취적 제도는 사회 전체가 피땀 흘려 생산한 자원과 부를 소수 엘리트 계층에게 몰아주는 구조임. 구성원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결실을 빼앗기므로, 혁신하고 노력할 인센티브를 잃어버리고.. 결국 그 사회는 창의성을 잃고 시들어 죽게 됨. 반면 포용적 제도는 개인의 노력과 성과에 대한 보상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분배되는 구조임. 모든 참여자에게 인센티브가 명확히 주어질 때 비로소 집단적 창의성이 창발하며, 시스템은 지속 가능한 번영을 누리게 됨. 이 프레임이 국가에만 적용된다고 보지 않고 나는 지금의 크립토 생태계는.. 착취적 제도로 만들어져 있다고 주장하는 거임. 3/ 여기에 Umia 공동창립자, Francesco Mosterts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들어보면 현재 블록체인 업계의 문제점을 잘 알 수 있는데.. https://www.ccn.com/news/crypto/crypto-infrastructure-solved-capital-formation-umia-ceo/ 지난 10년간 ICO에서 IEO로, 런치패드로, 포인트 프로그램으로, 진화하는 동안 시장이 발전시킨 건 자본을 빨아들이는 입구의 정교함뿐이었지.. 자본이 들어온 다음에 그게 어디로 흐르고.. 순환시켜서 발전 시킬지..에 대해서는 사실상 한 치도 변하지 않았음. 자본이 다수로부터 들어오면 그 결실은 팀이랑 VC가 가져가고 대중 손에 남는 건 실질 매출이나 법적 청구권과 아무 접점 없는 '토큰'이라는 디지털 쪼가리 뿐임. 가치 창출 기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착취적 제도를 smart contract로 자동화한 것에 가까운거임. 좋은건 소수가 다 갖는 시스템인거임. 4/ 이 문제의 핵심은 프로토콜의 성과랑 토큰의 가치가 아예 디커플링되어 있다는 점임. 법인은 매출이랑 equity를 챙기고, 홀더는 배당권도 실효적 권리도 없는, 토큰 디지털 쪼가리를 들고 있음. 수백억 매출이 찍혀도 그 돈은 법인 계좌에 쌓임. 토큰으로 흘러드는 경로는 코드 어디에도 없음. 다들 자기가 혁신 기술의 투자자라고 믿었는데, 실제로는 백서 두꺼운 밈코인을 산 꼴임. 5/ 그럼 구조로 막으려면 뭘 해야 하나 디커플링을 개인이 조심해서 피하는 건 한계가 있음. 제도가 애초에 그렇게 설계돼 있으면 조심해봐야 소용없다는 게 앞에서 한 얘기니까.. 앞서 인용한 Mosterts가 내놓은 접근이 정확히 이 지점을 건드림. 자금이 선불로 들어오고 그 다음부터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 자체를 손보겠다는 건데, 방식은 세 개임. 트레저리를 논커스터디얼로 둠. 팀이 자금을 손에 쥐고 있는 상태 자체를 없애는 거임. 운영은 월 단위 고정 예산으로 함. 필요할 때마다 금고를 여는 게 아니라 정해진 만큼만 나감. 그보다 큰 지출은 디시전 마켓으로 결정함. 투표가 아니라 시장으로 판단하겠다는 건데.. 투표는 틀려도 아무 비용이 안 드는 반면 시장은 틀리면 돈을 잃음. 판단에 비용이 붙으면 판단의 질이 달라진다는 논리임. Umia는 EVM 기반이고 Chainbound가 인큐베이팅했음. Chainbound는 EVM 스택 리서치를 해오던 팀이고 Mosterts도 거기 출신인데.. 인프라를 직접 파던 사람들이 "문제는 인프라가 아니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점이.. 이 주장의 무게를 좀 다르게 만든다고 봄. 그리고 착각하면 안되는게.. 이런 구조를 누군가의 선의나 도덕성 문제로 보면 안 됨. 착해서 분배 구조를 만드는 게 아니라, 공정하게 분배하는 구조를 가진 집단만 장기적으로 살아남아왔고 그게 전체 시스템에 유리하니까 그 구조를 선택하는 거임. 트레저리를 코드로 묶는 것도 팀이 착해서가 아니라, 묶여 있는 팀만 신뢰를 얻기 때문이라 봄. 6/ 지금 크립토 시장에 필요한 건 어떤 기술적 혁신이 아니라 포용적 설계임 새로운 체인이나 또 다른 대형 네러티브가 필요한 게 아님. 성과가 토큰으로 흘러들어오는 경로를 코드 레벨에서 강제하는 설계가 필요한 거임. 포용적 tokenomics라면 최소 이 세 개는 있어야 한다고 봄. value capture: 프로토콜이 버는 1달러가 소각, 바이백, 스테이킹 형태로 홀더 가치로 전환되는 경로가 실제로 있는가 기여 보상: 단순 방관자가 아니라 실제 생태계 기여자가 차등 보상을 받는가 집행 통제: 트레저리와 주요 지출이 팀의 재량이 아니라 정해진 규칙으로 통제되는가 이게 선행되어야 개인이 생태계 안에서 최선을 다할 이유가 생기고, 진짜 번영은 그때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함. 7/ 실전에서 볼 건 두 개뿐임 이제 우리가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서 해당 프로젝트 백서를 본격적으로 읽어보기 전에 딱 두 파트만 먼저 찾아보면 계속 읽을지 말지 답이 나옴. '매출 모델'이랑 '토큰 플로우' 쉽게 말해, 이 프로젝트가 무얼 팔아서 돈을 벌 거며.. 번 돈이 토큰과 연결되어 있냐.. 이 둘만 보면 프로젝트 본질이 드러남. n년 뒤 이 프로젝트가 대성공을 거뒀을 때, 그 성과와 내 토큰이 완전히 따로 노는 구조인가? 이게 가능하다면 그건 착취적 구조로 설계된 토큰임. 프로젝트의 성공과 토큰의 운명 사이에 아무 연결선이 없다는 뜻이니까.. "탈중앙화의 미래" 같은 거창한 프레임은 판단만 흐림. "그래서 발생한 가치가 내 토큰으로 어떻게 들어오는가?" 여기에 답 못 하는 토큰은 제껴버리는 거임. 8/ 결. 보상이 하부로 흐르지 않는 체제는 결국 무너짐. 지난 인류 역사가 계속 보여줘왔음. 현재 토큰 가치의 몰락도 시장의 패배가 아니라 착취적 제도의 예견된 귀결이었음. 제도를 바꿀 수 없는 판이라면.. 제도가 제대로 설계된 판을 골라내는 것. 그게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주권임. https://x.com/i/status/2088093044398862389
1/ 나는 블록체인 보기 전에 세상부터 봐야 한다고 생각함 생쥐, 코끼리, 사람, 고래. 몸집은 수백만 배 차이 나고 진화 경로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르고 몸 구조도 다 다름. 근데 이것들이 똑같은 법칙 하나를 따름. 몸무게가 두 배가 돼도 필요한 에너지는 두 배가 안 됨. 약 75%만 늘어남. 커질수록 단위 무게당 에너지는 오히려 덜 드는 거임. 이걸 3/4 법칙이라 부름. 이상하지 않음? 수억 년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져 온 애들이 왜 하필 같은 숫자 앞에서 만나는지.. 『스케일』이라는 책이 딱 이 질문에서 시작함. 그리고 저자 제프리 웨스트가 내놓은 답은 하나였음. "연결망(Network)" 2/ 겉모습은 달라도 하는 일은 같음 우리 몸에는 혈관, 신경, 림프관, 기관지 같은 연결망이 깔려 있음. 식물도 뿌리, 줄기, 잎맥이라는 연결망을 갖고 있고. 세포 안에도 에너지랑 물질 실어 나르는 연결망이 있음. 겉모습은 전부 다름. 근데 공통점이 딱 하나 있음. 전부 '뭔가를 운반하는 네트워크'라는 거임. 도시도 똑같음. 도로, 수도관, 전력망, 인터넷망. 기업도 마찬가지임. 조직, 의사결정, 정보 전달. 블록체인도 다를 게 없음. 노드, 검증자, 사용자, 유동성. 3/ 여기서 웨스트가 엄청난 생각을 함 "생물이든 도시든 기업이든, 혹시 전부 네트워크 때문에 같은 법칙이 나오는 거 아닐까?" "모든 계를 아우르는, 모든 네트워크가 공통으로 갖는 성질이 있는 거 아닐까?" 사람의 혈관 나무의 가지 강줄기 도로망 인터넷 블록체인 겉모습은 다 다름. 근데 가지가 갈라지고, 끝까지 빠짐없이 닿고, 최소 비용으로 운반한다는 이 구조는 소름 돋게 비슷함. 웨스트의 생각을 내 식으로 옮기면 이럼. 혈관을 연구하지 말고, 혈관이 가진 네트워크 원리를 연구하자. 이게 진짜 발상의 전환임. 대상을 연구하는 게 아니라 대상을 이루는 '연결의 규칙'을 연구하겠다는 거니까.. 그리고 이 연결의 규칙을 수학으로 풀었더니 아까 그 3/4이 그냥 나와버림. 원래 이 숫자는 1930년대에 동물 재서 발견된 값임. 근데 왜 하필 3/4인지는 아무도 몰랐음. 웨스트는 동물을 한 마리도 안 보고, 네트워크가 어떻게 생겨야 하는지만 계산해서 이 숫자를 뽑아냄. 그러니까 생물이 우연히 3/4을 따르는 게 아니라 운반하는 네트워크로 만들어진 이상 3/4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가설을 세우고 적용시켜 봤더니 얼추 다 맞아떨어진 거임. 이게 이 책의 첫 번째 충격임. 4/ 그래서 나는 세상을 이해할 때, 복잡계부터 봐야 한다고 봄 복잡계의 핵심은 단순함. 전체는 부분의 합이 아니라는 것. 심장 하나 아무리 뜯어봐도 '생명'은 안 나옴. 개미 한 마리 현미경으로 봐도 개미집 설계도는 없음. 사람 한 명 분석해도 도시가 왜 굴러가는지는 모름. 부분이 연결되는 순간, 부분에는 없던 성질이 위층에서 새로 튀어나옴. 이걸 창발(emergence)이라 부름. 그리고 창발은 부품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연결에서 나옴. 즉 복잡계를 이해한다는 건 '뭐가 있냐'가 아니라 '뭐가 뭐랑 어떻게 연결돼 있냐'를 본다는 뜻임. 웨스트가 3/4 법칙 풀어낸 방식이 정확히 이거였음. 개체를 본 게 아니라 '연결'을 봤음. 나는 이 순서가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함. 복잡계를 먼저 이해하고 그다음 네트워크의 성질을 이해하고 그다음에야 인터넷이랑 블록체인이 보임. 거꾸로 가면 계속 기능만 보게 됨. TPS가 얼마고 수수료가 얼마고 무슨 기술 쓰고.. 이건 혈관 지름 재는 일이지, 혈관이 왜 그렇게 생겼는지 묻는 일은 아님. 5/ 웨스트는 여기서 안 멈추고 적용 대상을 생물에서 사회로 확장함 도시, 경제, 기업, 주식회사. 여기서부터 『스케일』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됨. 생물 설명하던 수학으로 도시를 설명하고 기업을 설명하겠다는 거임. 근데 여기서 아주 재밌는 갈림길이 나옴. 생물은 저선형(sublinear)임. 커질수록 효율은 좋아지는데, 성장은 결국 멈추고 죽음. 코끼리가 무한히 안 자라는 이유임. 도시는 초선형(superlinear)임. 인구가 두 배 되면 도로나 상수도 같은 인프라는 85% 정도만 늘어나는데(효율), 특허나 임금이나 GDP 같은 산출은 오히려 115% 정도 늘어남(가속). 커질수록 한 사람당 더 많이 만들어낸다는 뜻임. 그래서 도시는 잘 안 죽음. 로마도 런던도 서울도 아직 살아있음. 근데 기업은 생물 쪽에 가까움. 웨스트가 상장기업 수만 개 데이터를 까 봤더니 기업은 커질수록 저선형으로 굽음. 그래서 성장이 멈추고 대부분 사라짐. 같은 인간이 모여서 만든 조직인데 왜 도시는 살고 기업은 죽냐.. 웨스트의 대답은 네트워크 구조임. 기업은 위계적이고 닫힌 네트워크임. 커질수록 의사결정 경로가 길어지고 규칙이 쌓이고 관리 비용이 늘어남. 다양성은 줄고 최적화만 남음. 도시는 열린 사회적 네트워크임. 누가 누구랑 연결될지 아무도 통제 안 함. 예상 못 한 연결이 계속 생기고 거기서 새로운 게 계속 창발함. 즉, 정리하면 이럼. 닫힌 네트워크는 효율을 얻고 죽음을 얻음. 열린 네트워크는 혼잡을 얻고 생명을 얻음. 6/ 인터넷, 그리고 블록체인 인터넷은 인류가 만든 것 중에 가장 노골적으로 '연결 그 자체'인 물건임. 정보를 운반하는 네트워크임. 블록체인은 여기서 한 겹 더 들어감. 정보가 아니라 가치랑 신뢰를 운반하는 네트워크임. 노드, 검증자, 개발자, 사용자, 유동성, application. 전부 연결의 이름들임. 그리고 제일 끝단으로 내려가면 결국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기술임. 체인 위에서 움직이는 건 데이터가 아니라 누군가의 의사결정이니까. 그래서 나는 체인 볼 때 개별 기능보다 유저랑 개발자의 연결 유동성의 연결 app끼리의 연결 가치가 이동하는 경로 이런 네트워크 구조를 훨씬 중요하게 봄. 생물을 이해하려면 개별 요소가 아니라 요소를 잇는 연결망을 봐야 한다는 웨스트의 관점을, 그대로 체인에 가져온 거임. 체인을 이해하려면 체인의 기능이 아니라 가치랑 정보랑 유동성이 어떻게 연결되고 어떻게 흐르는지를 봐야 하는 거임. 7/ 이렇게 관점이 생기면 체인 볼 때 질문이 하나 나옴 '이 체인은 도시임, 기업임?' 거버넌스가 소수한테 닫혀 있고 새로 들어올 문이 좁고 의사결정이 위로 갈수록 느려지고 예상 밖의 연결이 잘 안 일어난다면 그건 기업의 네트워크 구조임. 효율적일 순 있는데 저선형으로 굽고, 언젠가 성장이 멈춤. 반대로 아무나 들어와서 뭔가 만들 수 있고 만든 게 서로 조합되고 유동성이 한 곳에 안 갇히고 흘러다니고 아무도 계획 안 한 조합이 계속 튀어나온다면 그건 도시의 네트워크 구조임. 지저분하고 혼잡한데, 그 혼잡이 곧 초선형의 재료임. 기술 스펙 비교표로는 이 차이가 절대 안 보임. 뭐.. 이건 어디까지나 내 해석이고, 도시 스케일링을 체인에 그대로 갖다 붙일 수 있냐는 더 따져봐야 할 문제라 생각함. 다만 보는 방향 자체는 꽤 오래 유효할 거라 봄. 8/ 마무리 나는 블록체인을 이해할 때, 이 순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함. 1. 세상이 복잡계로 돌아간다는 걸 먼저 이해하고 2. 복잡계는 연결에서 창발한다는 걸 이해하고 3. 그 연결의 성질, 즉 네트워크를 이해하고 4. 그제야 인터넷이랑 블록체인을 봐야 한다고 봄. 이 순서를 건너뛰면 계속 코인만 보게 됨. 이 순서를 밟으면 구조가 보이기 시작함. 혈관 지름을 재는 사람이 될 것인가 혈관이 왜 그렇게 갈라지는지를 묻는 사람이 될 것인가. 같은 걸 봐도 다른 걸 보게 되는 이유는 거기 있는 듯함. https://x.com/i/status/2086474032279621957
[크립토의 가치는 왜 더 이상 체인에 쌓이지 않는가] #팻앱 #팻프로토콜 https://x.com/i/status/2040274718045966677
1/ 요즘 오픈 AI 모델들 보면 확실히 클로즈드 모델이랑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게 느껴짐.. 얼마 전 Kimi K3 나온 거 보면 알 수 있는데, 오픈인데도 프론티어급 성능을 보여줌. 근데 이게 그냥 "성능 좋은 모델 하나 더 나왔다" 정도로 끝날 얘기가 아닌거 같은게.. 오픈 모델이라는 것 자체가 열어주는 가능성이 따로 있기 때문임. 2/ 먼저, AI 모델 구조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오픈 모델이랑 클로즈드 모델 차이부터 정리하고 가자면.. 가령, 이 AI를 질문에 답하는 봇이라고 하면, 그 봇을 만든 회사 플랫폼에서만 쓸 수 있게 막아놓은 게 클로즈드 모델임. GPT는 OpenAI, Claude는 Anthropic 이런 식으로.. 만든 곳이 곧 돌리는 곳임. 반대로 오픈 모델은 그 봇을 "누구나, 어디서든" 돌릴 수 있게 열어둔 거임. 이번에 나온 Kimi K3가 딱 이 케이스인데, Moonshot이 만들고 학습시킨 건 맞는데, 서빙은 Moonshot이 독점하는 게 아니라 다른 플랫폼에서도 가능한거임. 3/그래서 정리하면, 클로즈드 모델은 애초에 "모델 = 그 회사 플랫폼" 이렇게 접근 경로가 하나로 묶여 있는 구조임. 그러니까 내가 그 봇을 쓰는 순간 내 대화는 무조건 그 회사 서버로 들어갈 수밖에 없음. 반면 오픈 모델은 하나의 모델을 여러 플랫폼이 각자 가져다 서빙할 수 있는 구조라서, 사용자들이 그중에서 고를 수 있는 입장이 됨. 그 결과로 갈리는 게 바로 "기록을 남기냐 안 남기냐"임. 여기서 말하는 기록이란, 서버에 내가 뭘 물어봤는지 저장해두는 걸 뜻하는데, 흔히 "로깅"이라고 부름. 클로즈드는 구조상 선택지가 없으니 그 회사 정책대로 기록이 남고, 오픈은 구조상 선택지가 여러 개니까 기록을 안 남기는 플랫폼을 골라서 그 모델을 쓸 수 있는 거임. 즉 오픈이라 원래 안전한 게 아니라, 구조가 열려있어서 안전한 쪽을 고를 수 있게 되는 거임. 4/ 그리고 Kimi K3처럼 오픈 모델이 무거워질수록 이 구조가 더 힘을 받음. 2.8조 파라미터짜리 모델을 내 컴퓨터에서 직접 돌리려면 왠만한 개인은 감당 못 할 수준의 하드웨어가 필요한데, Venice 같은 플랫폼을 거치면 그 하드웨어 부담 없이 클라우드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음. 오픈 모델이 "이론상 누구나 쓸 수 있다"는 걸 "실제로 쓸 수 있다"로 바꿔주는 역할을 이런 플랫폼이 하는 거임. 5/ 이렇게 구조 차이에서 오는 오픈 모델의 대표적인 장점 중 하나는.. 관할권 문제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거임. 클로즈드 봇은 회사가 특정 국가에 소속돼 있으니까, 그 나라 법·규제·정치에 그대로 묶임. 가령, 미국 봇이 너무 빨리 발전하면 중국 입장에선 위협이니까 사용을 막을 거고, 중국 봇도 마찬가지로 반대 방향에서 제한당함. 국가 입장에서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 명확한 거임. 그 회사 하나만 누르면 되니까. 근데 오픈 모델은 이 구조가 안 먹힘. 모델은 열려있고, 그걸 실제로 서빙하는 플랫폼 회사의 국적이 중요해지는 거임. 국가가 통제할 수 있는 건 결국 "그 플랫폼 회사"지, 모델 자체가 아님. 모델은 이미 밖으로 나가 있으니까 말임. 6/ Venice 창립자, Erik Voorhees(@ErikVoorhees)가 최근에 이 지점을 짚었음. Venice 공식 계정이 Kimi K3를 프라이버시 지키면서 쓸 수 있게 됐다고 올린 걸 Voorhees가 직접 리트윗하면서, 관할권 밖에서 물어보니 중국 내 검열 정책에 걸릴 법한 답변도 그대로 나온다는 식으로 짚은거임. https://x.com/i/status/2081817946373157296 Kimi K3를 Moonshot 홈페이지로 직접 쓰면 그건 그냥 중국 기업 서비스 쓰는 거임. 운영도, 데이터도 다 그쪽 관할인거.. 근데 같은 모델을 Venice 통해서 쓰면 얘기가 달라짐. Venice는 대화 기록을 서버에 남기지도 않고 데이터 보관도 안 하는 걸 정책으로 하고 있어서, 모델은 중국에서 나왔어도 실제 서비스 관할은 그쪽이 아니게 되는 거임. 7/ 정리하면, 오픈 모델 시대에 진짜 중요한 질문은 "어떤 모델이냐"가 아니라 "어디서 돌아가느냐"인 듯함. 모델 국적은 이제 큰 의미가 없어지고 있고, 그 대신 어떤 플랫폼을 거쳐서 쓰느냐가 관할권을 결정함. 이 구조를 이해하면 Kimi K3 같은 강력한 오픈 모델도 특정 국가에 묶이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길이 생기는 거고 말임. Venice가 하는 역할이 딱 이거임. https://x.com/i/status/2085299536403251261
제가 삼프로 티비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구독자의 입장이었다가 이렇게 직접 출연하게 되니 감회가 매우 새롭네요. 구독자 300만의 채널에서 무엇을 이야기를 해야 업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과세"이야기를 좀 해봤습니다. 그냥 단순히 "과세 유예해주세요."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리서치 회사의 대표로써 왜 현재 크립토 과세가 시장의 왜곡을 일으킬 수 있는지, 그리고 이게 왜 더 많은 정부 개입과 규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 해봤습니다. 1. 현재 정부의 정책 기조와 과세 체계는 서로 상충됩니다. 정부는 법인의 거래소 계좌를 점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업계에는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저희처럼 벨리데이터를 운영하며 업무 특성상 가상자산을 지속적으로 취득하는 회사들은, 회색지대인 OTC 거래가 아니라 적법한 절차를 통해 거래소에서 자산을 매도하고 세금을 납부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법인의 거래소 계좌를 허용하는 동시에 크립토 자산에 대한 과세를 시행한다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DAT도 그중 하나일 것이고, 벨리데이터 회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융투자소득세는 폐지된 반면 크립토 자산에는 과세가 이루어진다면, 세금을 최대한 줄이면서 크립토 시장에 노출되고자 하는 투자자들은 이러한 회사들을 선별해 투자하게 될 것입니다. 2. 이것은 DAT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DAT를 포함해 업무 특성상 크립토 자산을 보유할 수밖에 없는 회사가 상장된다면, 동일한 시장 왜곡이 발생할 것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DAT를 금지하거나, 상장법인의 거래소 계좌 허용을 철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한다면, 결국 벨리데이터와 같은 회사들은 사실상 상장이 불가능해지거나, 상장하더라도 거래소 계좌를 개설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3. 이러한 왜곡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과세 체계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뿐입니다. 금융투자소득세와 크립토 자산 과세를 함께 시행하거나, 함께 폐지하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정부는 발생하는 왜곡을 막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규제를 만들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산업은 더욱 복잡한 규제 환경 속에서 위축될 것입니다. 4. 정부의 거래소 정책도 같은 맥락입니다. 현재 정부는 업비트와 빗썸을 비롯한 국내 거래소들이 거래 중개 외의 다른 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법은 아니지만, 그렇게 막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크립토 자산 과세까지 시행된다면 국내 거래소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것입니다. 최소한 과세를 폐지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거래소가 거래 중개 외의 사업도 영위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최소한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나왔던 채널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채널이라, 회사에 대한 이야기나 포필러스라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 보단, 업계를 대변하는 이야기가 좋을 거 같아서 이야기 해봤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기회가 있으면, 좀 더 업계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JBzhoomvFQ
1/ 24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애쓰모글루와 로빈슨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착취적 제도를 가진 나라는 결국 무너진다.."고 이야기함. 논리는 이럼. 국가가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해주는 공정하고 일관된 룰(헌법, 사법 체계)을 갖고 있으면, 국민은 국가를 신뢰하고 생산 활동에 나서고, 그 생산 활동들이 모여 국가 전체를 성장시킴. 반대로 언제든 생산의 결과물을 앗아가는 착취적 제도 아래에서는 국민이 열심히 일할 동기 자체가 사라지고, 그 결과 그 나라는 지속될 수 없음. 2/ 근데 이 프레임, 국가 단위에만 적용되는 게 아님. 블록체인 프로젝트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됨. 국가도 블록체인 프로젝트도 결국 그 안에서 움직이는 건 사람이기 때문임. 그래서 이 프레임으로 보면 어떤 프로젝트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는지가 보이고, 이게 투자 판단에도 꽤 유용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봄. 3/ 국가가 룰(제도)을 기초로 운영되듯, 블록체인 프로젝트도 룰(토크노믹스, 거버넌스, 인센티브 구조)을 기초로 운영됨. 다만 국가의 룰은 오랜 시간 여러 주체가 다투며 만들어지는 반면, 블록체인의 룰은 대부분 창립자와 프로젝트 팀이 처음부터 설계함. 그래서 이 룰을 뜯어보면 오히려 더 적나라하게 팀의 철학과 의도가 드러남. 포용적으로 설계했는지, 착취적으로 설계했는지가 코드와 토큰 분배표에 그대로 남는 거임. 4/ 포용적 룰과 착취적 룰을 가르는 기준은 하나임. "권력(자원)을 가진 소수가 전체 생태계를 위해 다수와 그 자원을 나눌 의향이 있는가." 국가 단위에서는 재산권, 법치, 정치 참여 개방성으로 이게 드러나고, 블록체인에서는 아래 지표들로 드러남. - 토큰 분배 비율 (팀·VC 물량 vs 커뮤니티·기여자 물량) - vesting/unlock 스케줄의 투명성과 공정성 - 거버넌스 투표권이 실질적으로 분산되어 있는지 - 프로토콜 수익(fee revenue)이 생태계로 재분배되는지, 아니면 소수 지갑으로만 흘러가는지 결국 이 지표들이 가리키는 건 하나임. 진짜 문제를 풀려고 만든 프로젝트인지, 아니면 그냥 돈 해처먹으려 만든 프로젝트인지. 5/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이 착취적 구조가 스몰캡 잡코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임. 업계 최상단, 가장 신뢰받는다는 유니스왑도 똑같았음. UNI는 2020년 9월 출시 이후 5년 넘게 순수 거버넌스 토큰이었음. 그 사이 유니스왑 프로토콜이 누적으로 벌어들인 거래 수수료가 53억 달러가 넘는데, 이 중 UNI 보유자에게 돌아간 몫은 0이었음. 전부 유동성 공급자(LP)와 유니스왑 랩스한테만 갔고, 그 와중에 팀·투자자 배정 물량은 전체의 약 40%에 달했음. 국가로 치면 국고 수입은 국민한테 한 푼도 안 나눠주면서 지분만 40%씩 쥐고 있었던 셈임.. 그러다 2025년 12월, 유니스왑이 "UNIfication" 제안을 통해 처음으로 fee switch를 켜서 프로토콜 수수료 일부를 UNI 소각에 연결시킴. 근데 왜 하필 5년을 버티다가 지금 켰는지를 보면, 이게 진짜 태도 변화인지가 의심스러워지는거임. 시장 지위 자체가 흔들릴 상황이 되니까 그제서야 움직인 거라고 봄. 즉 "이제라도 다수와 나누는 게 옳다"는 자발적 전환이 아니라 "안 나누면 시장에서 도태된다"는 경쟁 압박에 떠밀린 결과라는 거임. 6/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업계 전체의 구조적 유인 문제로 번짐. 전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대표할 정도의 탑티어 프로젝트조차 팀에게만 유리하게 설계해놓으니, 유니스왑 이하 잡 프로젝트들 입장에서는 다르게 설계할 이유가 없어짐. "대기업, 유니스왑도 저렇게 하는데 우리라고 별 수 있나"가 업계 표준이 되는 거임. 그 결과가 지금 판임. 탈중앙 어플리케이션이라 불리는 놈들도 결국 수수료로 돈 벌어서 건물 산 국내 대형 거래소들이랑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어짐. 한 대표 프로젝트의 이런 행보가 생태계 전체의 신뢰를 갉아먹은 거고, 유니스왑이 결국 fee switch를 켰다는 결과 자체보다 그 경위에 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음. 이 구조적 유인 문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 또 있는데, 99.9%에 가까운 프로젝트가 토큰과 지분(equity)의 이해관계 불일치 문제를 여전히 방치하고 있다는 거임. 이유는 단순함. 내부자 입장에서 토큰 가치 희석이나 지분 구조를 손봐야 할 시장 압박이나 점유율 위협이 없으면, 굳이 자기 몫을 줄여가며 구조를 바꿀 이유가 없는 거임. 7/ 근데 반대 사례도 있음.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의 HYPE가 대표적임. 2024년 11월 제네시스 에어드랍으로 출시할 때 VC 물량은 정확히 0%였음. 프리세일도, 기관 투자자한테 할인가로 물량을 준 것도 없었음. 전체 공급량의 31%를 그냥 유저들한테 에어드랍으로 나눠줬고, 프로젝트 자체가 외부 자본 없이 자체 자금으로만 굴러갔음. 근데 진짜 핵심은 분배 방식 자체가 아니라, 프로젝트에 쌓이는 가치를 토큰에 어떻게 정렬시켰냐임. 하이퍼리퀴드는 어시스턴스 펀드(Assistance Fund) 구조를 통해 거래 수수료의 최대 97~99%를 곧바로 시장에서 HYPE를 사들이는 바이백에 씀. 플랫폼 거래량이 늘어날수록 그 가치가 우회 없이 곧바로 토큰 수요로 직결되는 구조를 출시 시점부터 코드에 박아놓은 거임. 유니스왑이 5년 걸려서 뒤늦게 흉내낸 걸, 하이퍼리퀴드는 처음부터 기본값으로 깔고 시작한 셈임. 결과도 명확함. 지금 하이퍼리퀴드는 온체인 무기한선물 거래량 기준 세계 최대 탈중앙 거래소가 됐고, TVL도 20억 달러 가까이 쌓였고, 일일 프로토콜 매출도 이더리움·솔라나를 앞서는 수준까지 올라옴. VC 물량이 없으니 나중에 큰손이 한번에 물량을 던질 구조적 위험도 낮고, 커뮤니티가 곧 초기 투자자인 셈이라 이해관계 충돌 자체가 애초에 적음. 이게 바로 포용적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보여주는 반증임. 다수가 자기 노력의 결실을 온전히 가져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창조적 파괴와 혁신의 유인이 생긴다는 책의 논리가, 블록체인에서도 똑같이 성립하는 거임. 8/ 정리하면 이럼. 기여자가 자신의 기여(코드, 유동성 공급, 커뮤니티 빌딩)에 대한 보상이 공정하게 돌아온다는 믿음이 있어야 계속 기여할 수 있고, 그 믿음이 있어야 초기 소수 의존에서 벗어나 네트워크 효과가 자생적으로 굴러가게 됨. 그 기여가 오래 반복되면 "분산된 다수의 자발적 참여" 구조가 되어 자생적으로 성장함. 이게 포용적 룰이 만드는 선순환임. 반대로 착취적 룰은 초반엔 창립팀·VC 입장에서 자본 조달이 빠르고 편하지만, 결국 신뢰 붕괴 → 커뮤니티 이탈 → 유동성 증발 → 프로젝트 소멸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듦. 9/ 결. 국가든 블록체인 프로젝트든, "자원을 쥔 소수가 얼마나 다수와 나눌 의향이 있는가"가 그 시스템의 수명을 결정함. 코드는 중립적이지만 코드를 설계하는 사람의 의도는 절대 중립적이지 않음. 그래서 어떤 프로젝트를 장기 투자 관점으로 본다면, 기술력보다 먼저 봐야 하는 게 토크노믹스와 그 뒤에 있는 팀의 태도임. 결국 구조를 바꿀 순 없어도, 어떤 구조에 참여할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거니까. https://x.com/i/status/2084552640873332840
1/ 제프리 웨스트의 책, "스케일"에는 여러 복잡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토대로 공통의 일반 법칙이 있다고 이야기 하는데.. 이 책 내에서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파트 중 하나는 복잡계의 성장과 노화/쇠퇴 부분임. 이 부분은 '생물은 왜 무한히 자라지 못하는가.'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데.. 이에 대한 답은 의외로 단순함. 몸이 커질수록 세포 수는 그만큼 늘어나는데, 그 세포들을 먹여 살리는 대사 능력은 그만큼 못 따라가기 때문임. 몸무게가 두 배가 되면 세포도 두 배가 되지만, 그 세포들에게 산소와 영양을 배달하는 순환계의 처리량은 두 배가 안 되기도 하고..(대략 1.68배 정도..) 들어오는 에너지 중에서 "지금 있는 걸 유지하는 데" 쓰이는 몫이 계속 더 커지는거임. 유지비는 세포 수에 비례해서 늘어나는데 대사량 즉 에너지 공급은 그보다 느리게 늘어나니까.. 어느 순간 들어오는 에너지 전부가 유지하는데 다 나가게 되고 그렇게.. 유지비 빼고 남는 게 0이 되는 순간, 성장은 멈추는거임. 우리가 더이상 키가 안 크는 건 유전자, DNA에 "여기까지"라고 적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산수가 그렇게 되기 때문임. 2/ 이 구조를 인구와 식량에 적용한 게 맬서스 주장임. 인구(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식량(에너지)은 산술급수적으로밖에 못 늘어난다. 그렇게 언젠가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없는 지점이 오고, 기근과 질병으로 인구 수는 강제로 조정된다. 는 거임. 논리 자체는 위에서 본 생물의 성장 곡선과 정확히 같은 모양임. 유지해야 할 대상은 빠르게 늘고, 유지할 수단은 느리게 늘고. 근데 맬서스의 가설은 안 맞았음. 지금 지구 인구는 그가 살던 시대의 여덟 배가 넘는데 1인당 칼로리는 오히려 늘었음. 왜냐면 맬서스가 계산에 안 넣은 게 하나 있었기 때문임. 식량 생산의 효율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 화학비료가 나왔고, 품종개량이 나왔고, 기계가 나온거임. 같은 땅에서 나오는 양이 달라지니까.. 한계/천장이 더 위로 올라가버린거임. 3/ 기업도 똑같이 움직임. 초창기 스타트업이 미친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이유 중 가장 큰 요소는.. 지켜야 할 게 없어서... 임. 망해도 잃을 게 없으니까 모든 에너지를 전부 성장에 꽂아 넣을 수 있음. 근데 규모가 커지면 지켜야 할 게 생김. 커지면 커질수록 지켜야 할게 더더더 생김. 매출을 지켜야 하고, 브랜드를 지켜야 하고, 기존 고객을 지켜야 하고, 주가를 지켜야 하고, 법무팀·감사·컴플라이언스·내부 프로세스가 붙음. 이게 다 필요한 일임. 근데 이건 전부 유지지.. 성장이 아님. 그래서 어느 시점부터 큰 기업의 에너지는 대부분 "현재 상태를 지키는 데" 들어감. 그 회사가 게을러진 게 아니라 구조가 그런거임.. 여기서도 탈출구는 하나뿐임. 효율을 바꾸는 혁신. 유지비 구조 자체를 갈아엎어서 남는 에너지를 다시 만들어내는 것. 그게 안 되면 그 기업은 쇠퇴하다가 죽음으로 이어지는거임. 4/ 이제 본론임. 블록체인도 같은 복잡계임. 수많은 주체가 연결돼서 상호작용하는 네트워크임. 개발자, 유저, 유동성 공급자, market maker, 봇, 프로토콜이 서로 물려서 돌아감. 그리고 각 주체간 상호작용이 활발할수록 주체간 연결되는 조합의 수는 늘어나고.. 조합이 늘어날수록 예상 못 한 혁신이 나오고.. 혁신이 나오면 이전 구조의 한계/천장이 깨지면서 다음 레벨의 규모에 도달 할 수 있음. 비트코인 → 이더리움이 정확히 그거였음.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이라는 하나의 상호작용만 가능했는데, 스마트 컨트랙트가 나오면서 상호작용의 종류가 폭발했음. Uniswap, Aave, MakerDAO. 자동화된 시장 조성, 무허가 대출, 온체인 담보 스테이블코인. 다 그 시기에 나온 거고, 그 결과 판 자체가 몇 단계 커졌음. 5/ 이제.. 문제는 이 다음임. Uniswap V4가 나왔고 Aave도 계속 버전을 올리고 있긴함. 그런데 지켜야 할 게 수십억 달러 규모가 되면 한 번 움직이는 데 드는 에너지가 그만큼 커짐. 그 결과, 지금 이더리움 메인넷의 blue chip DeFi는 상당 부분 규모 있는 자본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용도로 돌아감. 이 점이 무조건 나쁜 게 아님. 오히려 성숙한 금융 인프라가 된거임. 다만 그건 실험이 일어나는 환경이 아니라 실험이 끝난 환경에 가깝다는 생각임. 기업으로 치면 지금 이더리움 DeFi는 대기업 단계임. 죽어가는 게 아니라, 지켜야 할 게 많아진 거임. 감사, 거버넌스, 마이그레이션, 하위 호환. 전부 필요하고 전부 옳은데, 전부 성장이 아니라 방어임. 6/ 반면 솔라나는 아직 이더리움을 넘어야 하는 위치라 지켜야 할 게 상대적으로 적음. 그래서 실험이 훨씬 거칠고 자주 일어남. 그 결과로 나온 것 중 하나가 prop AMM임. SolFi, ZeroFi, Tessera, HumidiFi 같은 것들. 이건 그냥 새로운 DEX가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가 다른 물건임. 프론트엔드가 없음. 공개 LP도 없음. 유저가 직접 접근하는 통로 자체가 없고, 오직 aggregator 라우팅을 통해서만 체결됨. 단일 market maker가 vault를 운영하면서 오라클 기반으로 초당 수십 번씩 호가를 갱신함. 자본 효율이 전통 AMM 대비 자릿수 단위로 차이남. HumidiFi 기준으로 수천만 달러 수준의 얕은 유동성으로 하루 수억 달러 볼륨을 소화하는 식임. 여기서 중요한 건, 이건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발명이라는 거임. 프론트엔드가 없으니까 jupiter 같은 aggregator가 없으면 주문이 아예 안 들어옴. 반대로 aggregator 입장에서는 prop AMM이 있어야 더 좋은 가격을 라우팅할 수 있음. 둘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 구조고, 지금 솔라나 aggregator 볼륨의 압도적인 비중이 prop AMM으로 흘러가고 있음. 이게 딱 "상호작용에서 창발이 나온다"는 얘기의 실물임. 누가 꼭대기 위에서 계획하고 설계한 게 아니라, aggregator와 market maker가 서로 부딪히면서 만들어진 결과물임. 그리고 이게 왜 솔라나에서 먼저 나왔냐를 따져보면 결국 비용 얘기로 돌아감. 2024~2025 밈코인 광풍 때 market maker들이 호가를 갱신할 때마다 compute unit을 태워야 했고, 그 비용이 감당이 안 되니까 "온체인에서 시장을 만드는 방식" 자체를 다시 설계한 거임. 제약이 발명을 낳은거임. 이런 건 여유 있는 판에서는 안 나옴. 급한 놈들이 만드는 거임. 7/ 정리하면 이럼. 유지 에너지에 드는 양이 전체 에너지 공급량을 따라잡는 순간 성장은 멈춤. 이건 생물이든 인구든 기업이든 체인이든 똑같음. 그리고 이 성장의 한계, 천장을 뚫는 방법은 하나뿐임. 효율을 그 다음 레벨로 만드는 혁신. 체인에서 그 효율은 결국 상호작용 비용임. 개발자가 뭔가 시도할 때 드는 시간과 돈, 유저가 한 번 클릭할 때 드는 수수료와 실패 확률. 이 비용이 낮을수록 시도 횟수가 늘고, 시도가 늘수록 조합이 늘고, 조합이 늘면 언젠가 아무도 예상 못 한 게 나옴. 수수료 낮추고, 지연 줄이고, 개발 문턱 낮추는 작업들이 지루하고 안 멋있어 보여도 계속되는 이유가 이거라고 봄. 그게 다음 레벨의 규모를 여는 가장 가능성 높은 작업이기 때문임. 무튼, 어느 쪽이든 같은 얘기임. 지금 뜨거운 곳은 지켜야 할 게 적은 곳이고, 지켜야 할 게 많아지면 열기는 다른 데로 옮겨감. 그게 세상이 굴러가는 방식임. https://x.com/i/status/2084137405628711278
토큰 프리세일 시장 보면 다들 비슷한 생각 할 거임. "이번에도 결국 러그 아님?" 근데 이게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라 시장이 꽤 오랫동안 반복해온 패턴이라서, 순서대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음. - ICO(Initial Coin Offering) 처음엔 혁신이었음. 누구든 구분 없이 동일한 조건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해준다는 거였으니까. 원래 소수만 접근할 수 있던 프리세일 영역을 대중에게 열어준 셈임. 근데 문제는.. 하락장이 오면서 드러났음. 그럴싸한 아이디어로 백서만 잘 만들고 초기 투자만 받으면 장땡이었던 거임. 투자받고 하락장에서 개발 안 하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이었음. 받자마자 튀거나, 개발하다 흐지부지되거나.. 결국 러그 엔딩으로 끝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음. - IEO(Initial Exchange Offering) 이 돈냄새 나는, ICO 기회를 중앙거래소가 가만히 놔둘 리 없었음. 거래소가 브로커로 들어와서 중간 마진을 확실하게 뗄 수 있었기 때문임. 대부분 거래소는 Labs라는 인큐베이팅·투자 조직도 같이 운영했고, "대형 거래소 상장"이라는 무기로 IEO의 브로커 역할을 했음. 거래소 상장이 곧 시장의 Attention과 바로 연결됐으니 엑싯을 원하는 프로젝트 입장에선 IEO가 엄청난 기회였고, 수요도 시장 하이프도 상당했음. 근데 이것도 하락장에서 본모습이 드러났음.. 거래소와 프로젝트끼리 짝짝꿍이었을 뿐 토큰 가치엔 아무도 관심 없었고, 토큰 가치가 그 가격이어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 토큰 가격은 똑같이 폭락하고.. 결국 똑같이 러그 엔딩으로 이어졌음. 진짜 러그였든, 그냥 손 놓아버린 형태의 러그였든. - IDO(Initial DEX Offering) 그래서 새로운 시도가 나왔는데, 결국 거래소가 쥐고 있던 연결고리를 온체인으로 옮긴 것뿐이었음. 토큰 가치 자체엔 아무 개선이 없었던 거임. DEX는 누구나 토큰을 상장할 수 있어서, 신뢰할 만한 누군가나 플랫폼의 보증만 있었을 뿐, IDO 플랫폼도 프로젝트도 세일 이후 러그 엔딩 패턴은 똑같이 반복됐음. 이렇게 프리세일 방식/플랫폼은 변화되어 왔었음. 그럼 프로젝트들은 토큰으로 어떻게 엑싯할까 1/ 가장 노골적인 건 그냥 토큰을 시장에 던지고 대놓고 엑싯하는 경우임. 밈코인에서 흔한 패턴인데.. 그런데 이런 식의 공개적 러그는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음. 게다가 아무 약속도 없이 만든 밈코인이면 몰라도, 애초에 투자를 받으려고 피칭한 프로젝트가 이렇게 나가버리면 개인적인 비난은 물론 법적 책임까지 질 수 있음. 그래서 대부분은 이렇게 대놓고 러그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티 안나게 엑싯함. 그 중 가장 일반적인게 오랫동안 소통도 발표도 없이 서서히 잊혀지게 만들면서, 토큰도 조금씩 팔아 제끼는 경우. - 여기서 알아야 할 게 하나 있는데..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돈을 벌면 그 수익금은 보통 vault라는 지갑에 쌓이고, 홀더들이 투표로 관리하는 구조로 돌아감. 결국 이 vault를 누가,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따라 구조가 갈리는데.. 팀이 토큰 대부분을 들고 있으면, 공식적으로는 다수결 투표여도 사실상 팀 마음대로 수익금을 굴릴 수 있음. 다른 데서 돈이 잘 들어오는 프로젝트일수록 굳이 토큰에 목맬 이유가 없어지는 거임.(토큰 가치 정렬을 '안'시키는 이유가 대부분 여기에 있음.) 2/ vault 지갑이 "해킹" 당(?)하는 경우. 해킹의 원인을 관리 소홀, 실수였다고 발표하지만 프라이빗 키를 내부에서 어떻게 주고받았는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조사/수사가 들어가지 않는한 해킹이 진짜 해킹인지 자작극인지 분간이 안됨. 많은경우 내부자 소행으로 추정됨. 3/ 토큰이랑 지분을 따로 팔아버리는 경우. 투자 대상을 이분화시키는 방식인데.. 이러면 아직 법적 규제·책임이 없는 토큰은 버리고, 규제·책임이 강제되는 지분만 살리는 결과가 자연스럽게 나옴. 프로젝트는 "토큰을 버리는 게 아니다"라고 발표하지만, 구조상 그렇게 되기 어려운 게 현실임. - 이렇게 과거의 수많은 실패를 보완하면서 현재까지 나온 최신의 답 — 메타다오, 그리고 Umia 이런 문제들을 시장은 오랜 시간 학습해왔고, 계속 보완하면서 진화해왔음. 그렇게.. 현재 가장 최신화된 프리세일 플랫폼을 꼽자면 메타다오(+ 주피터 DTF 정도)일 거임. 메타다오는 토큰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을 창립자로부터 가져와서, 다수결 투표 대신 futarchy(예측시장 기반 의사결정)로 프로젝트 방향을 결정하게 만들었음. 위에서 말한 "팀이 토큰 쥐고 마음대로" 하는 구조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아버린 거임. - Umia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감. MetaLeX랑 같이 만든 법적 래퍼로 토큰 자체를 벤처의 트레저리, 매출, IP에 직접 묶어놨음. 그러니까 토큰에 거버넌스 뿐만 아니라, 실제 법적으로 집행 가능한 소유권 까지 묶으려는 시도임. - 구체적으로는 세 부분으로 나눠서 봐야 함. 세일 단계에서는 Tailored Auctions라는 방식을 쓰는데, 유니스왑의 Continuous Clearing Auction 기반으로 완전 온체인에서 돌아가서 스나이핑·MEV로 물량이 쏠리는 걸 막고 가격도 한 번에 정해지는 게 아니라 점진적으로 발견되게 함. 세일이 끝나는 순간 트레저리 소유 유동성 풀도 바로 만들어짐. 운영 단계는 위에서 말한 vault 통제 문제를 직접 겨냥함. 트레저리가 비수탁형(non-custodial) 컨트랙트로 짜여 있어서 팀은 정해진 월 예산만 가져갈 수 있고, 그 이상(발행량 조정·큰 예산 변경·자금 집행·프로젝트 종료 같은 구조적 결정)은 전부 디시전 마켓을 먼저 통과해야 함. 팀이 토큰을 아무리 많이 들고 있어도 이 구조 자체를 우회할 수 없다는 게 핵심이고, 트레이딩 수수료 일부도 자동으로 트레저리에 흘러들어가서 런웨이를 늘리는 구조임. Umia 자체도 이 스택 위에서 돌아감. 자기가 만든 구조를 자기 프로젝트에 그대로 적용해놓은 거라, 말로만 하는 약속이 아니라 확인 가능한 형태로 남는 셈임. 즉, 메타다오가 지금은 솔라나 위에서만 돌아가는데, 똑같은 구조를 베이스에 만든 게 Umia임. - 프리세일 플랫폼의 핵심은, 이렇게 먹튀 못 하는 구조를 깔아놓은 다음 + 팀의 "비즈니스 역량"에 있다고 봄. 아무리 구조가 좋아도 세일 하는 프로젝트가 대부분 3류급이면 아무도 참여 안 함. 그래서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데려오는지를 지켜봐야 할테지만.. 이렇게 먹튀 방지 구조를 깔고 시작하는 프리세일은 기반을 잘 다지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음. https://x.com/i/status/2083152391831237003
근 2-3년간 세상 돌아가는걸 보면 뭔가 이상한 느낌 드는 사람 많을 거임. 물가는 오르고 취업은 안 되는데, 주식시장은 계속 신고가를 찍어오고.. 뭔가 안 맞는 것 같은데 정확히 뭐가 안 맞는지는 설명 못 하겠는 상태? 나도 이에 대한 답 찾다가 결국 토마 피케티(프랑스 경제학자)까지 가게 됐음. '21세기 자본' 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사람인데.. 두꺼운 책이라 다 읽을 필요는 없고, 이 사람이 데이터로 보여준 핵심 하나만 알아도 요즘 세상…
근 2-3년간 세상 돌아가는걸 보면 뭔가 이상한 느낌 드는 사람 많을 거임. 물가는 오르고 취업은 안 되는데, 주식시장은 계속 신고가를 찍어오고.. 뭔가 안 맞는 것 같은데 정확히 뭐가 안 맞는지는 설명 못 하겠는 상태? 나도 이에 대한 답 찾다가 결국 토마 피케티(프랑스 경제학자)까지 가게 됐음. '21세기 자본' 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사람인데.. 두꺼운 책이라 다 읽을 필요는 없고, 이 사람이 데이터로 보여준 핵심 하나만 알아도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게 좀 이해가 될거임. 먼저 하나 정확히 짚고 가면, 아래 내용이 책 그대로의 요약은 아니고 피케티가 오랜 데이터로 증명한 핵심, 자본 수익률이 경제 성장률보다 높은 게 자본주의의 기본값이라는 거에 살을 붙여서 "자본주의가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3단계로 풀어본 설명이라고 보면 됨. 먼저, 자본주의는 3단계로 흘러감. 1/ 소비자 자본주의 사회가 사람들이 사고 싶어 하는 물건을 만드는 단계. 공장 짓고, 사람 고용하고, 기술 개발하고.. 진짜 "부(wealth)"를 만드는 시기임. 급격한 성장이 일어나는 단계. 2/ 금융 자본주의 문제는 여기서 시작됨. 공장 지어서 돈을 좀 벌면, 그다음엔 그 돈을 "더 빨리" 불리고 싶어짐. 공장을 하나 더 짓는 것보다 그 돈을 주식시장에 넣는 게 훨씬 남는 장사기 때문임. 숫자로 보면 이유가 명확함. 피케티가 소득세 데이터를 오래 분석해서 찾은 게, 실물 경제는 연 2% 정도 성장하는데 금융 경제(자본 수익률)는 연 5% 정도 성장한다는 거임. 가령 수중에 1억 원이 있다고 치면, 식당 차려서 실물경제에 넣으면 연 200만원 버는데, 그냥 주식에 넣으면 연 500만원 버는거임. 이러니 다들 공장 대신 주식을 선택하게 되는 거임 (사실 합리적인 선택이긴 함..) 문제는 이게 나 혼자만 그러면 상관없는데, 전 사회, 나라가 다 같이 이러면 실제로 뭔가를 만들고 일하는 사람이 점점 없어진다는 거임. 실물경제는 정체되는데 주식시장만 계속 오르는, 이 괴리가 여기서 생기는 거임. 주식시장의 가격은 금융시장을 만나 더 증폭하게 되고.. 그 괴리는 점점 더 커져.. 주식시장과 실물경제는 점점 더 따로 놀게 되는거고 말임. 즉, 이 단계에서는 실물경제의 '부'는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반면에 세상의 '돈(화폐)'은 비선형적으로 증폭하는 거임. 3/ 독점 자본주의 그러다가 한단계 더 넘어가.. 세상의 '돈'이 너무 많아진 상태가 되면.. 독점을 통해 소수 회사가 시장을 다 먹어버리는 단계가 됨. 금융 자본주의에서 독점 자본주의로 왜 넘어가냐면.. 금융 자본주의 참여자들의 목표 자체가 "돈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불리는 것"인데.. 경쟁 시장에서는 마진이 계속 깎임.. 경쟁자가 있으면 가격을 마음대로 못 올리니까. 반면 독점(혹은 소수 과점)은 가격 결정력이 있어서 이윤이 훨씬 크고 안정적임. 그래서 2단계에서 풀린 돈이 새 공장을 짓기보다 경쟁사를 사버리는(M&A) 쪽으로 흘러감. 경쟁해서 이기는 것보다 아예 사버리는 게 더 빠르고 안전하게 돈을 불리는 방법이니까. 돈은 세상에 많고 앞으로는 더 많아질테니.. 현재 지위/상태를 유지하려는 쪽으로 흘러가는거임. 이게 반복되면 소수 기업이 시장을 흡수하게 됨. 1→2 때 "공장 짓기 대신 주식시장"이었던 논리가, 2→3에서는 "경쟁하기 대신 인수하기"로 반복되는 셈임. 바란·스위지의 '독점자본론'(1966)에서는 독점 때문에 기업이 초과이윤을 얻는데 재투자할 데가 마땅치 않아서 그 돈이 금융·투기로 흘러간다는 논리를 이야기 하긴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전환들은 누가 나쁜 짓 해서 벌어지는 게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그런 선택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거임. 즉, 음모론이 아니라 그냥 인센티브 구조의 문제라는 거임. 그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구조 자체를 개인이 바꿀 순 없음. 근데 알고 대응하는 거랑 모르고 휩쓸리는 건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함. 몇 가지 정리해봄. - 소득을 하나에 다 걸지 않아야 함. 노동소득 하나만 믿고 가면 이 구조 안에서 계속 뒤처질 수밖에 없음. 그렇다고 다 때려치고 투기판에 뛰어들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고, 최소한 이 게임의 룰(자본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거임. - 실물 가치를 만드는 일의 의미를 잃지 않아야 함. 다들 돈 복사하는 쪽으로만 몰리는 시대일수록, 진짜 뭔가를 만들어내는 기술·역량은 오히려 희소해짐. "다 필요 없고 돈만 굴리면 되지"로 냉소적으로 가기보다, 본인만의 실물 가치(전문성, 기술, 관계)를 계속 쌓아가면 차별된 가치를 가지게 될 것임. 결국 아는 것과 그렇게 살아가는 건 다른 문제임. 이 흐름을 안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왜 이렇게 사는 게 팍팍한지는 설명이 되니까.. 그거 하나만으로도 의미는 있다고 봄ㅎ https://x.com/i/status/2082627922280726988
0/ 프라이빗 AI 얘기가 크립토 밖에서도 이야기 되고 있길래, 정리 겸 생각을 좀 적어봄. 1/ 먼저 조회수 120만을 넘긴, 알간지 채널 영상 얘기부터 하면.. https://youtu.be/W_ChhnAM7GY?si=QZbFNAxXw9fJxGp7 500년 전 영국의 '울타리(enclosure)'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당시엔 땅을 특정 주체가 소유한다는 개념 자체가 낯설었고, 마을 공유지에서 다 같이 농사짓고 살았음. 왕도 귀족도 땅의 소유자가 아니라, 관리 권한을 가진 사람에 가까웠음. 그런데 15세기부터 귀족들이 그 공유지에 울타리(enclosure)를 치고 "이제 내 땅"이라며 양을 키우기 시작함. 농사보다 양모 수익률이 좋았기 때문인데.. 무튼 그렇게 땅에서 밀려난 일반 사람들은 이후 산업혁명기에 공장으로 내몰렸다고 함. 영상이 지적하는 건, 지금 AI 산업이 이 구조를 반복하고 있다는 거임. 웹은 원래 만든 사람이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무료로 배포한 공유지였고, 그 위에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창작하고 기업이 수익을 나눠왔음. 문제는 지금부터인데.. 한마디로, AI들이 사람들이 만든 콘텐츠를 먹고 자라는 '양'이 된 거임. 오픈AI의 유튜브 무단 학습 보도, 앤트로픽의 15억 달러(역대 최대) 저작권 합의가 그 사례들임. 특히 앤트로픽 케이스가 노골적인데, 배상 대상은 콘텐츠를 학습에 쓴 것 자체가 아니라 '불법으로 구한 경로'였음. 법원은 오히려 정당하게 구한 콘텐츠면 동의 없이 학습해도 fair use라고 못박았음. 그러니 AI 기업들은 이 애매한 fair use 뒤에 서서 콘텐츠를 마음껏 먹이는 중인 거고, 이건 enclosure 때 귀족들이 머튼 조례("목초지만 적당히 남기면 나머진 마음대로")를 무기로 썼던 것과 논리가 겹치는거임. 근데 "그럼 사람들이 지금 인터넷에서 쫓겨나고 있냐" 묻는다면, 그건 아님. 뺏기는 건 접근권이 아니라 그 위에서 나오는 가치임. 글 쓰고 영상 올리는 자유는 그대론데, 트래픽·수익만 점점 AI로 흡수되는 거임 (구글 AI 요약 이후 소형 매체 검색 유입이 1년새 60%까지 빠졌다는 조사도 있음). Enclosure(사유화)가 먼저였고, 실제 추방은 그 뒤로 수백 년에 걸쳐 벌어진 일이었음. 지금 AI는 딱 울타리 치는 초기 단계고, 다음 단계는 이제 막 신호가 보이는 정도라고 봄. 결국 핵심은 하나임. 내 콘텐츠를, 내 데이터를 어떻게 쓸지 내가 정하지 못한다는 것.. 이것이 알간지 채널에서 나온 영상 이야기였음. 2/ 그리고 얼마 전, David Sacks가 AI로부터 개인 데이터 주권을 보호하는 것에 대한 글을 올렸는데.. https://x.com/DavidSacks/status/2079574081788317998?s=20 이 글을 정리하면 AI와 빅테크가 결합하면 감시 시스템이 될 위험이 있는데.. 그렇다고 전기 끊고 산으로 들어가서 사는 것과 감시탑 안에서 사는 것, 둘 중 어느 하나만 고를 필요는 없다는 거임. 제3의 선택지가 있는데, 그건 '내 하드웨어에서 내 AI를 돌려' 데이터 주권을 유지하는 거임. 그래서 오픈소스가 중요하고 그게 곧 software freedom이라는 논지인거임. 여기까진 나도 방향에 동의하는데, 현실적으로 걸리는 게 하나 있음. 그.. "내 하드웨어에서 내 AI"를 돌릴 수 있는 사람이 전세계에 몇이나 되냐는 거임.. 3/ 이 지점을 Erik Voorhees가 짚었음. https://x.com/ErikVoorhees/status/2079596867063595385?s=20 요지는 데이터 주권을 얻기 위해 굳이 내 하드웨어에서 내 AI를 직접 돌릴 필요는 없다는 거임. 지금 가장 뛰어난 오픈 모델들은 대부분의 사람들 하드웨어에 비해 너무 크기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어떤 모델이든 서비스 형태로 프라이빗하게 AI에 접근하는 거라는 얘기임. 프라이버시를 지키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는데.. 이걸 실제로 구현한 게 Venice API임. Open형 이든 Closed형 이든 어떤 모델이든 별도 세팅 없이 프라이빗하게, 제한 없이 쓸 수 있음. 키를 발급받아서 내 agent에 넣으면 바로 돌아가는 구조임. 로컬 GPU 맞추고 모델 내려받고 환경 세팅하는 과정이 통째로 사라지는 거임. 4/ 정리하면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음. Sacks가 말한 software freedom이 "지향점"이라면, Voorhees가 말한 건 "그 지향점에 도달하는 현실적인 경로"고, Venice는 그 경로를 실제로 깔아둔 도구임. 지난 몇 년간 크립토판에서 프라이버시 얘기를 할 때마다 늘 따라붙던 반응은 "그거 참 좋은데.. 쓰기 불편하잖아"였는데.. 불편함이 점점 해소되고 있는거지. 그리고 이 논의가 크립토 안에서만 도는 게 아니라 바깥의 기술 담론으로 올라왔다는 것 자체가, 가능성의 영역에서 한껏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함. 5/ 추가로, Venice의 Lumara 필름 페스티벌이 출품 접수를 시작했다고 함. 총 상금 10만 달러에 7개 부문으로 진행된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확인해보시면 좋을듯 함. https://x.com/AskVenice/status/2080654741290271147?s=20
이 트윗은 Anthropic의 AI 학습 데이터 정책에 대한 이중 잣대(hypocrisy)를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임. “Anthropic은 전 세계 모든 콘텐츠를 저자가 반대하더라도 무료로 학습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경쟁사가 Anthropic의 결과물을 돈을 주고 산 뒤 학습하면 그건 IP 도둑질이라고 한다. 이 위선은 숨이 막힐 정도다.” - 배경 (인용된 트윗 요약) Sacks가 인용한 Ole Lehmann의 글은 Anthropic의 내부 프로젝트 “Project Panama”에 대한 폭로성 설명임. Anthropic은 고품질 모델(Claude)을 만들기 위해 책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함. 초기에는 불법 경로를 선택함. - LibGen 등에서 700만 권 이상의 책을 무단 다운로드(piracy) Dario Amodei(Anthropic CEO)가 말한 “법적·실무적·사업적 번거로움”을 피하려고. 법적 리스크가 커지자 2024년 2월, 구글 북스 출신 전문가를 고용해 합법적인 방법을 찾음. 출판사 라이선스 협상이 잘 안 되자, 중고 서점·유통업체를 통해 수백만 권의 실제 책을 대량 구매함. 책을 물리적으로 분해해서 스캔함. - 유압 커터로 책등(spine)을 자르고 페이지를 떼어내 고속 산업용 스캐너에 넣고 PDF로 만든 뒤 종이는 재활용. 이렇게 만든 PDF를 Claude 학습 데이터로 넣고, “영원히 보관할 비공개 Anthropic 도서관”으로 만들었음 내부 문서에도 “우리가 이 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함. - 정리하면, Anthropic은 다른 사람들의 저작물(책 등)을 무단·저가로 학습해도 괜찮다고 보면서 반대로 자기네 모델 출력물을 다른 AI 회사가 학습하면 “지적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함. 즉, “남 것은 공짜로 써도 되고, 내 것은 돈 주고도 못 쓴다”는 태도를 꼬집는 글임. > 몇주 전 OpenAI는 악이고 Anthropic은 선인것 마냥, Anthropic의 정의에 대해 찬양글이 난무 했을 때가 생각이 나는데.. 코인판에서 인생을 배운 나는 그런 글들을 읽고 참 순진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david sacks가 보기 좋게 팩트를 날려서 가져와봤음. 세상에 어떤 존재에 선만 있고 악만 있다고 생각하는게 얼마나 사람들이 세상을 편향적으로 바라보는지 잘 알려주는 대목임. 코인판에도 그저 선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이 있음. 가령, 비트코인은 선이고 이더리움은 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더리움은 선이고 솔라나는 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자기가 보고 싶은것만 본 사람에 불과함. 투자한다면서 선악 프레임에 갇혀 있으면 답도 없음. https://x.com/i/status/2082317599497482675
1/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경기를 스타 한 명의 이야기로 읽는다. 결승골을 넣은 선수의 이름만 기억에 남고, 나머지 열 명은 배경이 된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다르다. 성격도, 체형도, 생각하는 방식도 전혀 다른 11명이 순간순간 서로를 읽고 맞춰가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개인기도 골로 이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그 11명 뒤에는 전술을 짜는 코칭스태프, 몸을 관리하는 의료진, 데이터를 다루는 스태프까지 수십 명이 있다. 이들 전체가 하나의 팀으로 연결되어야 비로소 승리가 만들어진다. 2/ 모든 집단은 같은 원리로 굴러간다 이 원리는 축구장 담장 밖에서도 똑같이 작동한다. 가족, 학교, 회사, 도시, 군대, 국가까지, 형태는 다르지만 본질은 하나다. 서로 다른 개체들이 각자의 목적을 향해 얼마나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가가 그 집단의 성패를 결정한다. 뛰어난 한 사람은 분명 집단의 평균을 끌어올린다. 하지만 그것은 여러 변수 중 하나일 뿐이고, 결정적인 것은 그 집단을 이루는 모든 개체 사이의 연결이다. 몸을 떠올리면 더 명확해진다. 몸을 무너뜨리는 것은 의외로 크고 중요해 보이는 기관이 아니다. 뇌의 아주 작은 혈관 하나가 실낱같은 혈전에 막히기만 해도 뇌졸중이 와서 몸 전체의 기능이 순식간에 무너진다. 근력도, 순발력도 멀쩡한데 손톱만 한 부위 하나 때문에 몸 전체가 제구실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몸의 모든 기관과 조직은 신경과 혈관으로 촘촘히 이어져 있어서, 어느 한 곳의 아주 작은 고장도 곧바로 전신으로 퍼진다. 결국 몸을 좌우하는 것은 개별 기관 하나하나의 크기나 능력이 아니라, 그 사이사이를 흐르는 연결의 촘촘함이다. 이것이 축구를 넘어 세상의 모든 복잡계, 모든 네트워크 생태계가 공유하는 본질이다. 3/ 역사를 보면 사람들은 대제국이 무너지는 이유를 침략자의 우세한 무기나 뛰어난 지휘관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실제로 역사를 오래 지배해온 변수는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가 아니라 '내부가 얼마나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가'였다. 14세기 아랍의 역사학자 이븐 할둔은 이 현상에 '아사비야(Asabiyyah)'라는 이름을 붙였다. 집단을 하나로 묶는 결속력을 뜻하는 말이다. 그가 정리한 흥망의 패턴은 한결같았다. 척박한 변방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부족은 무리에서 떨어지는 순간 죽는다는 걸 알기에 서로를 극도로 강하게 신뢰하며 뭉친다. 그렇게 세운 나라가 몇 세대를 지나 부와 성벽을 쌓아 올리고 나면, 후손들은 각자의 이익만을 좇으며 서서히 흩어져 간다. 자원은 정점에 달하지만 연결은 바닥을 친다. 역사는 이렇게 매번 후자가 전자 앞에 무너지는 쪽으로 흘러갔다. 4/ 13세기, 유라시아를 휩쓸던 몽골 제국은 세 차례에 걸쳐 작은 나라 베트남을 침공했다. 병력과 무기 어느 쪽으로 봐도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이었다. 그런데 베트남 왕실은 전쟁을 앞두고 궁궐 회의 대신 전국 각지 백성의 대표들을 한자리에 불러 싸울 것인지 물었다고 전해진다. 왕과 귀족만 결정한 게 아니라 나라 전체가 뜻을 모은 것이다. 이렇게 하나로 묶인 나라를 이끈 명장 쩐흥다오는 강바닥에 말뚝을 박아 몽골 함대를 유인해 수장시키는 전술까지 동원하며 세 번의 침공을 모두 막아냈다. 대륙을 정복하던 제국이 유일하게 완패를 반복한 곳이 바로 이 작은 나라였다. 5/ 비슷한 시기 잉카 제국은 정반대의 교훈을 남겼다. 1532년 카하마르카에서 마주친 두 세력의 규모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잉카 황제를 호위하던 병력은 수만 명이었고, 이를 상대한 스페인 정복자는 채 200명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승부는 순식간에 갈렸다. 황제 한 사람이 붙잡히자 그 많던 병력은 누구의 명령도 받지 못한 채 그대로 멈춰 섰다. 모든 정보와 결정이 황제 한 명에게만 모여 있던 탓에, 그 한 지점이 끊기자 제국 전체가 동시에 작동을 멈춘 것이다. 뇌의 작은 혈관 하나가 막혀도 온몸이 무너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 6/ 그리고 이 오래된 법칙은 21세기 디지털 네트워크에서도 똑같이 반복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도 수많은 개별 참여자가 있다. 검증자, 투자자, 개발자, 사용자. 이 중 누군가는 분명 특출날 수 있다. 압도적인 창립자가 있어 운영이 매끄러울 수도, 천재 개발자가 있어 개발이 척척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한 사람이 전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특히 블록체인 세상은 서로 다른 수많은 프로젝트가 얽혀 돌아간다. 하나의 체인은 다른 체인, 다른 프로토콜, 다른 커뮤니티와 끊임없이 맞닿아 있다. 이 얽힘이 커질수록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한 사람보다 전체 연결의 밀도가 성패를 가른다. 블록체인 프로토콜에는 수수료 구조, 보상 정책, 인플레이션율처럼 서로 맞물린 파라미터가 수없이 많다. 문제는 이 중 하나만 바꾸려 해도 커뮤니티 거버넌스와 과반수 투표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대표 한 명의 결정으로 하루 만에 바뀌는 회사 정책과 달리, 블록체인에서는 검증자와 토큰 보유자들의 동의를 모으는 데만 몇 주,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그만큼 한번 설계한 정책과 토크노믹스를 나중에 손보는 비용이 크다는 뜻이다. 그래서 애초에 다양한 주체의 니즈를 여러 요소에서 고루 만족시켜 놓아야 한다. 사용자는 쓰는 데 불편함이 없어야 하고, 투자자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불안해하지 않아야 하며, 검증자와 개발자는 자신의 기여만큼 보상받는다고 느껴야 한다. 이렇게 검증자, 개발자, 사용자, 투자자까지, 이 모든 주체가 고르게 연결될 때 비로소 하나의 생태계가 성공한다. 물론,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지금처럼 크지 않았을 때는 이야기가 달랐다. 특정 체인의 TPS, TVL, 매출 같은 스펙 하나, 혹은 창립자나 KOL 한 사람의 영향력이 체인의 성패를 크게 좌우했다. 생태계 규모가 작을 때는 한 사람, 한 지표의 무게가 그만큼 무거웠던 셈이다. 하지만 생태계가 커질수록 무게중심은 옮겨갔다. 개별 지표나 개별 인물의 존재감보다,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하며 전체가 원하는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는 연결의 힘이 더 중요해졌다. 7/ 물은 어는점 아래로 내려간다고 서서히 얼지 않는다. 어느 임계점을 넘는 순간, 전체가 한꺼번에 얼음으로 상전이한다. 흥미로운 점은, 얼음 속 물 분자가 물속 물 분자와 완전히 같다는 것이다. 뭔가 새로 더해지거나 어느 분자 하나가 유독 강해진 게 아니다. 물속에서는 수많은 분자가 제각각 자유롭게 움직이며 무질서하게 얽혀 있었다면, 임계점을 넘는 그 순간 분자들이 일제히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며 하나의 규칙적인 결정 구조로 도약한다. 상전이란 바로 이 무질서가 질서로 뒤바뀌는 찰나를 가리킨다. 구성 요소는 하나도 바뀌지 않았는데, 방향이 맞춰지는 순간 전혀 다른 물질이 되는 것이다. 수많은 개체가 한 방향으로 연결될 때, 생태계도 같은 방식으로 자기조직화를 겪는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성장은 더 이상 더하기가 아니다. 연결이 임계점을 넘으면, 성장은 곱하기로, 지수적으로 뻗어나간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좁혀진다. "누가 가장 뛰어난가"가 아니라, "우리는 얼마나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가." 8/ 나는 이렇게 네트워크 관점에서 블록체인을 보기 시작했다. 블록체인을 특별한 케이스로 보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위상의 네트워크 관점으로 보는 것이다. 축구팀도, 몸도, 무너진 제국도, 블록체인도 사실은 같은 이야기였다. 서로 다른 개체가 연결되어 하나의 방향을 향해 움직이는 네트워크. 블록체인만 유별나게 연결이 중요한 게 아니라, 원래 모든 복잡계가 이렇게 작동해왔고 블록체인은 그중 가장 최근에 등장한 사례일 뿐이다. 그래서 요즘 나는 어떤 체인을 볼 때 창립자가 누구인지, TPS가 얼마인지가 궁금하지 않다. 대신 검증자, 개발자, 사용자, 투자자가 이 안에서 얼마나 촘촘하고 고르게 연결되어 있는지..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가 궁금하다. 이 각각의 연결이 임계점을 넘는 순간, 나머지는 물이 얼음이 되듯 저절로 따라온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https://x.com/i/status/2081368340765819330
우리는 흔히 건강한 심장은 일정한 리듬으로 규칙적으로 뛰는 심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는 정반대입니다. 복잡계 연구에서는 건강한 심장의 심전도가 오히려 더 불규칙하고, 더 뾰족하며, 더 높은 프랙털 차원을 가진다고 말합니다. 반대로 병든 심장은 놀랍도록 매끄럽습니다. 왜 그럴까요. 건강하다는 것은 변화를 견디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몸은 매 순간 호흡이 바뀌고, 혈압이 흔들리고, 외부 환경이 변합니다. 건강한 심장은 그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미세하게 리듬을 조절합니다. 그래서 심전도가 복잡합니다. 반대로 병든 심장은 조절 능력을 잃습니다.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니 오히려 규칙적이고 매끄러운 파형이 나타납니다. 건강하다는 것은 주변 환경이 급변해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느냐의 상태인거죠. - 이 원리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주변 환경이 좋고 모든 일이 잘 풀릴 때는 누구나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하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고, 손해를 보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비로소 그 사람의 본성이 드러납니다. 평소의 모습보다 어려울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그 사람을 말해주는거죠. - 투자도 마찬가지 입니다. 강세장에서는 거의 모든 프로젝트가 좋아 보입니다. 유동성은 넘치고 가격은 오르며, 누구나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그 시기에는 실체를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무너지고 유동성이 사라지면 본질이 드러납니다. 가격이 80% 하락했을 때도 개발은 계속되는가. 커뮤니티를 존중하는가. 팀은 약속했던 로드맵을 지키는가. 단기 가격보다 장기 가치를 만들기 위해 계속 움직이는가. 바로 그때서야 프로젝트가 보이는거죠. 겉으로는 흔들리고 복잡해 보이지만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남는 생태계인지, 아니면 작은 충격에도 기능을 잃는 매끄러운 시스템인지 말입니다. 결국 진짜 강한 자산은 상승장보다 하락장에서 증명됩니다. 폭락장을 견디는 방식이 그 자산의 건강을 보여줍니다. 건강한 심장은 충격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리듬을 바꿉니다. 건강한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격이 아니라 행동의 일관성으로 자신을 증명합니다. 그래서 저는 강세장보다 약세장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상승장은 기대를 보여주지만, 하락장은 본질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https://x.com/i/status/2077659342376169610
1/ 옛날 사람들은 하늘과 땅이 서로 다른 법칙으로 움직인다고 믿었다. 사과가 떨어지는 원리와 달이 움직이는 원리는 전혀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뉴턴은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혹시 둘 다 같은 법칙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는 만유인력을 발견했다. 지구와 우주는 서로 다른 세계가 아니라 하나의 원리 위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복잡계를 알기 전에는 생물은 자연의 법칙으로, 기업은 시장의 법칙으로, 도시는 도시의 법칙으로, 인터넷과 블록체인은 또 다른 법칙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생각했다. 하지만 복잡계를 알고 네트워크를 고 난 후에 알게 된 사실은.. 여러 분야의 데이터를 관찰하고 비교해 보면 겉모습은 달라도, 수많은 구성원이 연결되어 움직이는 시스템들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방식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몸도, 기업도, 도시도, 생태계도, 그리고 블록체인도 말이다. 복잡계에서 중요한 것은 개별 구성원이 아니다. 각 개별 구성원들이 만들어내는 연결이다. 세포 하나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 하나는 도시가 아니다. 기업 하나도 경제를 만들지 못한다. 하지만 수많은 개체들이 연결되는 순간, 개별 요소에서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성질이 나타난다. 이를 창발(Emergence) 이라고 부른다. 각 개별로 보면 아무것도 아닌 세포 수십조 개가 '연결'되면 의식이 창발하고, 생명이 탄생한다. 각 개별로 보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이 '연결'되면 기업이 되고, 그 기업과 수많은 집단이 '연결'되면 도시가 되고 경제가 만들어진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다. 블록체인은 단순한 블록들의 집합이 아니다. 사용자와 개발자, 애플리케이션과 자본, 유동성과 데이터가 '연결'되면서 하나의 거대한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여러 체인을 도시에 비유하는 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둘 다 같은 복잡계 구조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2/ 제프리 웨스트는 《스케일》에서 생물과 기업, 도시를 하나의 원리로 설명한다. 모든 살아 있는 시스템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생물은 음식과 산소를 먹는다. 기업은 자본과 인재, 매출을 먹는다. 도시는 사람과 돈, 문화와 기업을 끊임없이 받아들인다. 블록체인도 다르지 않다. 에너지가 필요하다. 자본이 필요하고, 개발자가 필요하고, 사용자가 필요하고, 유동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에너지 공급은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다음이다. 3/ 모든 복잡계는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먼저 에너지가 들어온다. 그다음 연결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연결 속에서 새로운 가치가 탄생한다. 에너지 → 연결 → 창발의 과정을 거쳐 성장하는 것이다. 초기의 도시는 외부에서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성장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사람들로만 도시의 기하급수적 성장을 설명할 수 없다.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협력하고, 경쟁하고, 기업을 만들고, 기술을 만들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면서 도시는 스스로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낸다. 도시는 단순히 에너지를 소비하는 곳이 아닌것이다. 들어온 에너지를 훨씬 더 큰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뉴욕은 뉴욕이고, 런던은 런던이며, 실리콘밸리는 실리콘밸리다. 단순히 사람이 많아서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연결'되면서 엄청난 창발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4/ 기업은 조금 다르다. 기업도 처음에는 외부 에너지를 받아 성장한다. 자본을 투자받고, 좋은 인재를 모으고, 이것들을 잘 연결시켜 시장이 원하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면서 성장한다. 하지만 도시와 달라지는 지점은.. 시간이 지나고 조직이 커지면서 조직은 무거워지고, 의사결정은 느려지고, 레거시는 쌓인다. 새로운 혁신보다 지켜야 할 것이 더 많아진다 혁신보다 기존의 안전한 유지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기업은 늙는다. 하지만 도시는 늙지 않는다. 늙은 기업이 사라지면 새로운 기업이 태어나기 때문이다. 도시는 개별 기업보다 훨씬 큰 연결 구조이기 때문이다. 5/ 나는 블록체인도 '도시와 기업' 구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각 체인은 도시로, 애플리케이션은 기업으로 보면 딱 맞다. 기업이 그러하듯 체인 내 각종 앱은 변하는 시대의 니즈에 따라 계속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어느 하나의 서비스 성공은 다른 혁신을 막는다. 새로운 혁신을 하기보다 성공한 서비스를 지키는 일이 중요해지며.. 시대가 변하면서 앱은 늙고 사라진다. DEX도, 렌딩도, 게임도, AI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도시가 그러하듯.. 체인은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도시안에서 계속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지듯, 체인안에서도 계속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체인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각각의 개별 앱이 아니다. 새로운 연결이 계속 만들어지고 창발이 일어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6/ 블록체인의 에너지는 결국 자본, 개발자, 사용자, 유동성이다. 초기에는 이것들을 얼마나 많이 끌어들이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질문을 해야 한다. 그 에너지가 어디로 흐르는 구조인가? 그 에너지가 시장 참여자들에게 골고루 분포되는 구조인가? 그래서 더 많은 개발자를 만들었는가?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는가? 더 많은 사용자와 거래를 만들었는가? 더 많은 경제 활동을 만들었는가? 이것이 진짜 경쟁력이다. 7/ 앞으로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에너지의 규모도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RWA, 스테이블코인, 온체인 주식, 기관 자금, AI 에이전트, 글로벌 결제. 이들은 크립토 내부에서 돌던 자금이 아니다. 현실 세계에서 들어오는 새로운 에너지다. 하지만 이것 역시 중요한 것은 그 자금이 들어왔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 자금이 어떤 '연결'을 만들었고, 그 연결이 어떤 새로운 가치를 '창발'시켰는가이다. 결국 생태계는 외부 자금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이 만들어내는 가치로 성장하는 것이다. 8/ 그래서 좋은 체인은 모든 서비스를 직접 만들지 않는다. 좋은 도시가 모든 회사를 직접 운영하지 않는 것과 같다. 좋은 도시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만나고, 협력하고, 창업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좋은 체인도 마찬가지다. 개발자가 쉽게 만들 수 있고, 사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자본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앱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연결이 많아질수록 창발은 커지고, 창발이 커질수록 더 많은 외부 에너지가 다시 들어온다. 이 선순환이 체인을 성장시킨다. 9/ 그래서 장기적으로 봐야 할 질문은.. 어떤 체인이 가장 많은 TVL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체인이 가장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는가? 가 아니라, 어떤 체인이 가장 많은 연결을 만들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연결을 가장 큰 경제적 가치로 전환할 수 있는가? 가 된다. 공급된 에너지는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소모되고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결은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그리고 그 가치는 다시 더 많은 에너지를 끌어들인다. 생물도, 도시도, 생태계도, 블록체인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성장한다. 에너지. 연결. 창발. 장기적으로 블록체인의 경쟁력은 결국 이 세 가지를 가장 잘 만들어내는 체인에게 있을 것이다. 기술은 출발점이다. 하지만 세상의 변화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닌, 기술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연결되고, 그 연결 속에서 새로운 기업과 시장, 문화와 금융이 끊임없이 탄생하는 복잡한 과정속에서 일어난다. 결국 살아남는 체인은 가장 빠른 체인도, 가장 많은 자금을 모은 체인도 아닐 것이다. 가장 많은 연결을 만들고, 그 연결을 가장 큰 창발적 가치로 전환하며, 그 가치가 다시 더 많은 에너지를 끌어들이는 선순환을 만든 체인일 것이다. 복잡계에서 강한 시스템은 각 개별 단위의 주체들 간에 수많은 연결을 만들고, 엄청난 가치를 만들며, 창발한 가치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시스템이다. 결국 블록체인의 미래는 기술의 경쟁이 아니라, '연결'을 통해 얼마나 큰 창발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의 경쟁이 될 것이다. https://x.com/gorochi0315/status/2076299540727259459?s=20
- 아래 글은 세상을 바꾸는 것은 개별 기술이 아니라, 연결의 구조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 바라바시의 '링크'의 일부분입니다. 이 책은 세상의 수많은 복잡계, 네트워크들의 특징들을 실험/관찰하며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책이며 제가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그 중 Jupiter를 바라보는 관점, 투자 아이디어에 상당히 영향을 주었습니다. 오랜만에 이 책을 다시 펼쳐 들었는데, 읽을수록 좋아서 그냥 추천해 봅니다ㅎ - 당신이 검색엔진 분야를 전공하는 컴퓨터 과학자이거나 닷컴 기업들의 동향에 대해 남달리 세밀한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마 당신은 잉크토미(Inktomi)라는 이름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 회사는 웹에서 가장 유명한 사이트 야후의 배후에서 검색엔진을 운영하던 회사이다.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야후, 아메리카 온라인, 마이크로소프트나 그 외 유명한 사이트들은 검색엔진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신 이들 회사는 웹에 대한 데이터를 많이 축적하고 있는 잉크토미와 같은 거대한 데이터베이스 서비스에 가입하여 우리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잉크토미는 자체적으로 포털 사이트를 만들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자신의 서비스가 가려져 있는 회사들과 같은 대중적 지명도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도 않았다. 그런 것이 2000년 6월에 이 회사 주식의 시가총액이 하룻밤 사이에 28억 달러나 떨어졌다는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오히려 주식가격이 유명해졌다. 야후가 잉크토미와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한 지 2년밖에 안 된 검색 기업 구글(Google)로 검색엔진 부분을 대체했기 때문이다. 스탠퍼드 대학 중퇴자이며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를 나는 2000년 3월에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아직 그의 검색엔진에 대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때였다. 그와 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터넷 아카이브(Internet Archive) 후원의 한 파티에서 발표자로 참석했었다. 이 행사에는 새로이 등장하고 있는 온라인 세계에 흥미를 느낀 컴퓨터 과학자, 물리학자, 문화학자, 법률가 등과 몇몇 닷컴 기업의 백만장자들이 섞여 있었다. 래리 페이지는 자기들의 검색 엔진에 대해 짧게 발표한 후, 티셔츠가 담긴 상자를 방청객들에게 던져주었다. 그 티셔츠에는 구글의 상징문구인 “I’m Feeling Lucky”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나 역시 운 좋게 티셔츠를 받아 챙겼다. 그리고 구글에 로그인해봤는데 놀랍게도 나는 구글 주주가 되었다. 내가 보기에 야후가 구글을 선택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었다. 구글이 나의 관심을 끈 것은 그것이 거대투자가의 이목을 갖는다는 것도 없는 모델의 기본적인 예측에 어긋나는 사례였기 때문이다. 구글은 링크를 모아서 허브로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이 가장 적었던 노드였다. 1997년에야 등장한 구글은 웹에서는 후발주자였다. 구글이 등장했을 때에는 가장 연결이 많이 된 노드라는 기존의 질서가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성장하기 훨씬 전에 알타비스타나 잉크토미 같은 인기 있는 검색엔진들이 이미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기에 구글은 분명 후발주자였다. 그런데 3년도 안 돼서 구글은 가장 큰 노드가 되었을 뿐 아니라 가장 인기 있는 검색엔진이 되어 있었다. > 이 다음 부분은 후발주자인 구글이 어떻게 기존의 허브, 야후를 이기고 인터넷의 허브가 될 수 있었는지.. 복잡계/ 네트워크 관점에 설명해 주는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https://x.com/gorochi0315/status/2075768925351256109?s=20
GUM은 체인을 추상화 시켜버릴 것이다. 사람들은 더이상 체인이 궁금하지 않을 것이다. https://x.com/i/status/2074291324426322073
1/ 인터넷이 혁신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컴퓨터와 컴퓨터를 연결했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컴퓨터로 정보를 보내고, 문서를 보내고, 사진과 영상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2/ 그런데 한 가지는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바로 돈을 보내는 일입니다. 인터넷에서는 정보가 너무 쉽게 복사됩니다. 사진도 복사되고, 파일도 복사되고, 글도 복사됩니다. 하지만 돈은 복사되면 안 되죠. 제가 가진 1만 원을 누군가에게 보냈다면, 그 1만 원은 제 손에서 사라지고 상대방에게 가야 합니다. 그런데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복사가 쉬운 공간이고, 또 그 공간에는 항상 해커나 공격자, 사기꾼 같은 적대자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인터넷 위에서 돈을 보내려면 단순한 프로그램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3/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 바로 암호학입니다. 왜냐하면 암호학은 서로를 믿지 않아도, 적이 있는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통신하고 검증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이기 때문이죠. 코인이 crypto currency이고, 암호화폐인 이유를 알겠죠? 4/ 블록체인의 핵심은 이겁니다. 인터넷 위에서 돈을 어떻게 안전하게 이동시킬 것인가.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이나 은행 없이도 인터넷 위에서 누구나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물론 그냥 보내기만 하면 되는게 아니죠. 그 돈이 진짜인지, 이미 다른 곳에 쓴 돈은 아닌지, 누가 누구에게 보냈는지, 그 기록이 조작되지 않았는지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블록체인에서 '검증'은 정말 중요한 개념입니다. 비트코인의 채굴자, 이더리움의 밸리데이터, 각 네트워크의 노드들은 결국 이 검증을 수행하는 주체들입니다. 그들이 하는 일은 단순히 코인을 캐는 것이 아닙니다. 인터넷 위에서 움직이는 돈의 기록이 진짜인지, 문제가 없는지, 조작되지 않았는지 계속 확인하는 일입니다. 5/ 비트코인이 증명한 것은 하나였습니다. '인터넷 위에서도 돈은 이동할 수 있다.' 이걸 증명하니,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위에서 돈을 보낼 수 있다면, 그 돈의 이동을 시스템으로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대출, 거래, 투자, 결제, 정산 같은 금융 시스템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 질문에서 수많은 알트코인과 프로토콜이 나왔습니다. 즉, 블록체인 시장의 큰 방향은 단순히 코인을 사고파는 카지노 시장이 아닙니다. 인터넷 위에서 금융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이죠. 카지노 시장은 그 검증 과정에서 일어나는 단기 이벤트에 가깝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거죠. 6/ 비트코인은 “인터넷 위에서 돈이 이동할 수 있는가?”를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블록체인은 “인터넷 위에서 금융 시스템까지 작동할 수 있는가?”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많습니다. - 첫 번째는 확장성입니다. 사람들이 실제 금융 시스템처럼 사용하려면 속도는 충분히 빨라야 하고, 비용은 충분히 싸야 합니다. 거래 한 번 할 때마다 오래 기다려야 하고,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면 대중적으로 쓰이기는 어렵죠. - 두 번째는 프라이버시입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많은 블록체인은 너무 공개적입니다. 누가 얼마를 가지고 있는지, 어디로 보냈는지, 어떤 거래를 했는지 대부분 추적할 수 있습니다. 투명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금융 시스템으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죠. - 세 번째는 상호운용성입니다. 기존 금융 시스템을 하루아침에 전부 버리고 온체인 금융만 쓰게 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은행도 계속 존재할 것이고, 카드사도, 증권사도, 기존 결제망도 계속 존재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래는 둘 중 하나가 완전히 사라지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금융과 온체인 금융이 함께 연결되는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블록체인과 기존 금융 시스템 사이의 상호운용성이 중요해집니다. - 네 번째는 거버넌스입니다.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겼을 때,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때, 규칙을 바꿔야 할 때, 누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생깁니다. 너무 중앙화되면 블록체인의 의미가 약해지고, 너무 느리면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7/ 처음 인터넷이 세상에 흩어져 있던 수많은 정보를 연결했다면, 블록체인은 돈과 금융을 인터넷 위로 연결하려는 시도입니다. 저는 앞으로 블록체인이 위의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점점 더 사람들의 손에 쥐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시장은 매일 시끄러울 것입니다. 오늘 어떤 코인이 올랐는지, 어떤 뉴스에 시장이 반응했는지, 어떤 섹터가 갑자기 주목받는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죠. 하지만 단기 가격과 뉴스만 따라가다 보면 이 시장이 어떤 큰 변화의 흐름 속에 있는지는 놓치기 쉽습니다. 인터넷 초기에 닷컴 버블 종목의 등락만 보고 있었다면 인터넷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는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오늘의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 기술이 결국 무엇을 연결하려고 하는지 보는 것입니다. 인터넷이 정보를 연결했다면, 블록체인은 돈과 금융을 연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https://x.com/i/status/2073979540641337365
크로스체인, Jupnet/GUM 출시의 또다른 의미는 $JUP의 정체성이 바뀌는 데 있습니다. 지금의 Jupiter의 정체성은 Solana 위에서 돌아가는 Aggregator입니다. 좋은 거래 경로를 찾아주고, 거래를 라우팅하고, 그 과정에서 수수료를 만들어내는 앱입니다. 그래서 시장도 $JUP을 DeFi 앱 토큰으로 평가하고 있죠. 그런데 Jupnet이 출시되면 $JUP 토큰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Jupnet은 자체 검증 네트워크인 Dove를 운영합니다. 검증자는 $JUP를 스테이킹하고, 체인 간 메시지와 상태를 검증하며, 네트워크 보안을 유지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나옵니다. '그 검증자들은 무엇으로 검증 행위에 대한 보상을 받을까요?' 모든 블록체인 네트워크에는 수수료가 필요합니다. 스팸을 막고, 검증자에게 보상을 지급하고, 경제적 보안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thereum이 ETH를 쓰고, Solana가 SOL을 쓰는 것처럼 Jupnet에도 네트워크를 굴리기 위한 경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말이죠.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만 가장 자연스러운 시나리오는 $JUP가 Jupnet의 네트워크 토큰 역할을 맡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JUP는 더 이상 Jupiter 앱 토큰에 머물지 않습니다. 네트워크 토큰이 됩니다. 토큰의 평가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Jupiter의 가치는 거래량, 수수료, Buyback을 중심으로 평가됐습니다. 하지만 Jupnet이 실제로 자리 잡으면 시장은 다른 질문을 하기 시작할 겁니다. 얼마나 많은 자산이 Jupnet을 거쳐 이동하는가. 얼마나 많은 메시지가 Jupnet에서 검증되는가. 얼마나 많은 JUP가 네트워크 보안을 위해 스테이킹되는가. 앱을 보던 시선에서 네트워크/Layer를 보는 시선으로 바뀌는거죠. 그리고 시장은 역사적으로 애플리케이션 토큰보다 네트워크/Layer 토큰을 말도 안될정도로 높은 가치로 평가해왔죠. https://www.coingecko.com/en/categories/layer-1 물론 전제가 있습니다. Jupnet이 실제로 잘 작동해야 하고, 개발자와 사용자가 붙어야 하며, 여러 체인의 유동성이 자연스럽게 연결돼야 합니다. 이게 안 되면 그냥 기능 확장에 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Jupnet이 이 비전을 현실로 만든다면,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단순히 "Jupiter가 체인들을 연결했다."가 아닐 겁니다. Jupiter가 하나의 DeFi 앱에서 네트워크 프로토콜로 정체성이 바꼈다. 일겁니다. https://x.com/i/status/2073033465310724243
1/ 머릿속에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2/ 이론도 똑같다. 모든 이론은 현실을 설명하고 예측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이론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가설을 세우고, 현실에서 부딪혀 보고, 틀리면 고치고, 다시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이론은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나는 실행되지 않은 이론은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능성일 뿐이다. 3/ 블록체인 기술도 마찬가지다. 모든 기술은 실제 사용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기술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수많은 기술과 철학이 등장했지만, 실제 사람들의 삶까지 바꾼 사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사람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내 기준에서는 솔라나가 블록체인의 아이디어, 기술을 현실에 가장 가깝게 가져온 체인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의 가치는 논문이나 백서에서 결정되는 게 아니다. 현실에서 얼마나 반복해서 사용되느냐가 기술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다. 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로 개발하고 있더라도 삶에 닿지 않으면 의미없다. 4/ 지난 수년간 블록체인은 미래를 이야기해 왔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의 삶에는 거의 닿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삶에 첫 발을 떼기 시작했다. https://x.com/i/status/2072831887131975689